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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돌아보기

2021년 6월 회고

by 무벅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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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이가 다시 뛴다

앞자리가 8이라니.. 몸무게를 잘 못 본 줄 알았다. 어쩐지 몸이 조금 무겁다 느껴진다 했더니 역시나였다.

거의 금연 하듯이 운동을 끊고 산 게 벌써 꽤 지나기는 했다. 얼마나 운동을 안 했는지 뭐부터 해야 하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우선 반바지를 입고 나가서 단지를 한 바퀴 어슬렁 거리면서 걸었다. 밤이라서 그런지 선선하고 기분이 괜찮게 느껴졌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돌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갑자기 단지 내 헬스장이 생각났다. 무료로 운영 중인데 나는 왜 사용하고 있지 않는 거지? 같은 바보 같은 생각이 들면서 다음날 아침 바로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 몇 년 전 다이어트를 할 때처럼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걷는 법을.. 뛰는 법을..

그래 나는 뛸 수 있는 사람이었다. 곧 있으면 출산이라는 생각과 아들 육아를 하려면 체력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렇게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와이프의 마지막 만찬은 언제까지인가

만삭의 와이프는 6월 14일 출산 예정이었다. 출산을 앞둔 와이프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기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 남편의 술을 금지한다."

"그리고 출산하게 되면 음식을 자유롭게 먹지 못하니 나는 마지막 만찬을 즐기겠다."

그렇게 나는 금주령이 떨어졌고, 와이프는 마지막 만찬령(?)이 내려졌다. 둘 다 이해할 수 있었고 알겠다고 했다.

닭발부터 시작된 와이프의 만찬은 매일매일 자장면, 초밥, 곱창, 떡볶이 등의 배달음식으로 이어졌다.

14일 출산예정일에도 진통은 없고 아기는 나올 생각도 없고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이 없는 만찬을 매일 즐겼고 결국 출산 당일 아침 김밥 한 줄로 만찬을 마무리했다. (잊지 말기. 당신은 먹고 싶은 거 하나 빠짐없이 다 먹고 출산한 사람이란 걸.)

 

아들 '딴딴이'의 탄생

그렇게 예정일을 훌쩍 지나 6월 19일 토요일. 딴딴이가 태어났다. 그것도 내가 태어난 같은 날에 태어난 아들이다.

신기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아빠와 아들이 생일이 같다니 말이다. 어렵게 찾아온 아가라 또 그만큼 기쁨이 더 컸다. 산부인과의 배려로 출산과정에서 탯줄을 자르는 영광을 얻었고, 친해진 간호 선생님 덕분에 딴딴이가 태어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들을 촬영할 수 있었다.

딴딴이는 아직 집으로 오지도 못한 12일 된 신생아라 실감이 잘 나지 않는 상태지만 올여름은 신생아 울음소리로 시끌시끌한 집이 될 예정이다. 2021년 6월 우리 부부는 엄마와 아빠가 되었다.

 

6월의 반은 재택근무

6월 초부터 출산의 긴장감이 살살 흐르면서 프로젝트 일정과 겹치는 출산 일정을 주시하고 있었다. 다행히 회사의 원격근무 제도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있는 상태라 임신 사유로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가 있었다. 출산 예정일 1주일 전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는데 아기가 출산 예정일보다 1주일을 늦게 태어나는 바람에 2주간의 재택근무를 진행했다. 그리고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선생님 덕분에 1인실을 사용할 수 있어서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1주일간 다시 재택근무를 이어갔다. 프로젝트 일정이 여유가 있는 일정이 아님에도 회사와 병원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

 

프로젝트는 막바지로 흘러가는데

프로젝트는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다. 한 달의 반 정도를 병원에서 원격근무로 진행을 하는 바람에 확실히 업무 효율은 낮았을 것이다. 최대한 일정 내 맡은 업무를 진행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했을 것이고, 아직 출산휴가를 사용하지 않아서 다음 달엔 10일간 또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이슈도 있다.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라 유동적으로 스케줄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번 6월을 보내면서 같이 일하고 있는 멤버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부분이 유난히 많다. 얼른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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